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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키코 피해기업과 금융위원장의 만남, 금융권 불완전판매 뿌리뽑는 계기 될까?


시중은행이 판매한 금리연계 DLF로 고객들이 큰 손실을 보자 지난 몇개월 동안 금융권의 불완전판매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10년전 키코에 가입한 한 중소기업 사장 A씨의 사례와 유사한 점이 많다. 

 

섬유 관련 수출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A씨는 어느날 주거래은행 관계자로부터 KIKO 상품을 사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상품인지 물었지만 그는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손해본 적 없다”고 답했고 A씨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계약을 체결했다. 

 

6개월이 흘러 A씨는 환율급등으로 손실이 난 사실을 알았고 손실을 부담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주거래 은행 관계자들은 더 높은 환율을 기준으로 또 다른 상품을 제시했다.  

 

A씨는 꺼림칙한 마음에 망설이며 계약을 미루었지만, 은행 관계자는 회사 실무 부장을 만나 자필 서명을 받고 계약을 맺었고 결과적으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0여년전 은행권에서 판매한 상품인 키코(KIKO)로 고통받고 있는 중소기업인이 10여년의 세월을 넘어 지난 1일 처음으로 금융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가졌다. 

 

수출 상장 기업들이 가입한 KIKO(키코, Knock-In Knock-Out)는 환율이 미리 정해놓은 범위 이내에서 움직이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했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환 위험도 덜고 수수료 수익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었다.  환율이 계약한 범위 이내로만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환율이 정해진 상한선 이상으로 오르면 계약금액의 2~3배 이르는 달러를 시장환율보다 낮게 팔아야 해 기업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통화 옵션 상품이다.  

 

당시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이 상품에 주로 가입한 수출 관련 중소기업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며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쓰러져 갔으며 지금껏 피해자들이 모여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강만수씨는 2008년 4월 “지식을 이용해 시장 참가자들을 오도하게 하는 S기꾼, S기세력이 있다”며 은행들을 맹렬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 상품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 은행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10여년이 흐르는 사이 중소기업 일부는 흑자 부도를 맞기도 했다. 당시 연간 매출이 6300억원에 이르는 중견 코스닥 상장기업이 키코(KIKO) 에 가입했다가 환율급등에 따른 손해를 못 견디고 법원에 회생신청을 낸 일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삼성전자에 안정적으로 납품하던 건실한 회사였다.  

 

하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냉담했다. 

 

KIKO와 관련해 2008년 은행엽합회는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 실제 수요를 넘어선 키코 거래를 해서 손실이 발생한 것을 가지고 은행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0여년이 넘게 흐르는 동안 피해 중소기업들은 금융위원장과의 면담조차 없었다. 

 

지난 1일 10여년 만에 키코공동대책위원장은 키코 사태 발생 이후 처음으로 금융위원장과 단독 면담을 약 50분간 진행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키코공동대책위원장는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키코 피해기업 연대 보증인 보증 해지 및 보증채무 면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수출 보증지원, 원활한 경영 활동을 위한 키코 피해기업 및 대표자 신용등급 상향, 한은특융 이자율 적용, 키코 및 DLF/DLS 사태의 피해구제 방안으로 구제 기금 조성, 키코 피해기업 지원 전용 재기지원 펀드 조성 및 해외시장개척자금 지원, 키코 피해 보상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및 제비용 감면 등 총 7개의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또한, 그간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민관합동조사위를 설치해 오버 헤지(Over hedge) 피해기업들을 심층 조사해줄 것도 추가 요청했다. 

 

첫 면담의 자리인지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제시된 방안들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수출입은행장을 거치면서 키코 관련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피해기업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파악 중이며, 방안을 살펴보며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금융당국의 수장이 키코 피해로 10여년 넘게 싸워온 피해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경청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금융당국도 이번 기회에 금융권의 고질적인 불완전판매 관행을 뿌리뽑을 방안을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청년일보=정준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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